#지하도시 #청년용접공 반갑습니다, 쭈쭈예요! 🐶
황금연휴 잘 보내셨나요~ 연휴 기간 서울 도심에서는 2022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주거권 대행진이 열렸습니다. 매년 10월 첫 번째 월요일이 UN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World Habitat Day)’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주거가 기본권이란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제정되었다고 해요.
올여름 유난히 지하에서 벌어진 사고가 많았는데요, 재난은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따라 주거취약계층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월간참여사회 vol.299>에서는 기본적인 안전조차 위협받는 저지대·지하 거주자와 고층 펜트하우스 거주자 간의 수직적 불평등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현대 도시의 단면을 들여다봤어요. 🔍 |
|
|
📩 이번 주 참견레터는요
✔️ 참여사회의 견해 서울은 지하도 만원이다?
✔️ 참여연대 사전 ISDS란? 끝나지 않은 론스타 사태의 전말
✔️ 참-터뷰 쇳밥과 먹물을 잇는 글쟁이 : 천현우 ⟪쇳밥일지⟫ 저자
|
|
|
영화 <기생충>의 반지하, 윤석열 대통령의 반지하, 맨홀뚜껑 참사, 포항 지하 주차장 참사, 대전 현대아울렛 지하 화재... 복잡하고 밀집된 현대 도시에서 지하는 어떤 공간이고, 지하의 활용과 개발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리가 매일 걸어 다니는 땅 아래, 어둡고 습한 지하 공간을 파헤쳐봅니다. 🕳 ⛏ |
|
|
글 / 조준희 전 녹색당 서울시당 정책팀장
서울을 놓고 보면 지하개발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불도저 시장’으로 불리던 김현옥(1966-1970년 재임)이 “동양에서 제일 크고 아름다운 지하보도”라고 자찬한 세종로 지하도를 시작으로 지하도, 지하상가, 지하철, 지하도로 등 서울의 땅 밑을 파는 것은 모든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다. 오죽하면 김현옥의 뒤를 이어 서울시장이 된 양택식(1970~1974년 재임)의 별명이 ‘두더지’였겠는가.
뿐만이 아니다.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와 지하철 노선들이 차례로 개통되던 70~80년대에는 지하 공간을 주거용으로 쓸 수 있도록 건축법이 개정되면서 소위 ‘반지하’ 주거가 일반화되기에 이른다. 그전까지 이동이나 상업, 기반시설 용도로 쓰이던 지하가 본격적으로 주거공간의 지위까지 획득한 것이다. 이렇게 지난 60여 년간 지하는 좋든 싫든 시민들에게 익숙한 공간이 되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2020년에도 지하를 파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
도시에서 지하를 개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지상공간이 비좁다', '지상공간에 가리고 싶은 것이 있다'. 전자는 도시계획 관점에서 수용 가능 인구를 넘어섰다는 판단과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자본이 팽창할 여유 공간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모두 포함한다. 후자는 말 그대로 지상에 두면 주변에 피해가 되는 시설물을 가린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은유적으로 특정 계층이나 기능에 대한 축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
|
|
혹시 #론스타_사태 기억하시나요? 얼마전 론스타와 한국 정부간 투자자-국가분쟁에서 한국 정부가 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로써 한국 정부는 론스타에 약 3천억원(2억 1650만 달러)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론스타 사태는 참여연대가 2011년부터 끈질기게 대응했던 사안이기도 해요. 아직 끝나지 않은 론스타 사태의 전말, 이지우 경제금융센터 활동가가 알려드립니다. 📖 |
|
|
#ISDS #모피아 #비금융주력자
끝나지 않은 론스타 사태의 전말 💸 |
|
|
글 / 이지우 경제금융센터 활동가
당시 참여연대 등이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해당 여부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하자, 2008년 실시된 조사에서 론스타는 2006년 말 기준 일본 내 비금융 회사를 다수 소유한 사실을 보고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눈감아주었다. 그러다가 2011년 론스타의 자회사 PGM홀딩스가 일본 내 골프장을 운영한다는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밝혀진 후에야 금융당국은 이를 시인한다. 금융감독원은 PGM홀딩스가 외환은행 주식 취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비금융 자회사라는 이유로, 론스타에 초과보유주식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후 론스타는 2007~2008년 HSBC, 2010~2011년 하나금융지주로의 외환은행 매각을 각각 시도하지만, 금융당국은 당시 진행 중이던 형사소송을 이유로 승인 심사를 계속 보류한다. 금융위원회는 2011년 10월 유회원 대표가 주가조작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난 후에야 론스타에 대주주 요건 충족 및 주식처분 명령을 내렸고, 한 달 뒤 론스타는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체결한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및 매각으로 남긴 차익은 약 4.6조 원에 달했다.
그리고 2012년 론스타는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매각승인 지연 및 면세 혜택 없는 과세 조치가 한-벨기에·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 위반이라며, 한국 정부에 약 6조원(46억 7,95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외환은행 매각 지연으로 매각 가격이 낮아져 자신들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민변은 론스타가 애초에 부적법한 투자자였음을 증명하기 위해 두 차례나 심리 참관 신청서를 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지난 8월 31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론스타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한국 정부에 약 3천억 원(2억 1,650만 달러) 및 최종 이자를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론스타 사태는 은행 경영자로 부적절한 사모펀드가, 은행을 매수·매각하는 과정에 모피아가 결합하여 국민 혈세를 낭비한 매우 불행한 사건이다. 한국 정부가 ISDS에서 패소한 주요 원인에는 론스타와 유착한 정부 관계자들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
|
|
1990년생 천현우 작가는 ✍️ 경남 마산 출신으로, 대학 2학년 때 실습 나간 공장에서 산재 사고를 당하고, 청년용접공으로 20대를 보낸 '지방청년'입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쇳밥일지》는 이른바 '문픽'으로 화제에 올랐는데요, 우리가 몰랐던 노동 이야기를 글로 전하는 천 작가를 만나고 왔어요. |
|
|
#천현우 《쇳밥일지》 저자
'쇳물'들의 말을 '먹물'들에게 번역하는 사람 |
|
|
글 / 김동환 참여사회 편집위원
= 천 작가는 용접공 출신 작가입니다. 노동 현장을 글로 옮길 때 염두에 두는 직업윤리가 있다면요?
- 읽는 사람들이 어떻게 읽을까를 많이 생각합니다. 솔직히 현재의 한국에서 블루칼라 노동자가 좋아서 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블루칼라 노동자를 꺼리거나 그런 일을 하면 ‘인생 실패’라고 여기는 인식은 바꾸고 싶어요. ‘블루칼라 노동직은 가지 않아야 할 곳’이라든가, ‘거기 가면 인생 끝이구나’하는 식으로는 읽히지 않게 쓰려고 합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법과 제도가 실제 현실에서는 잘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요?
- 제가 산재를 당한 게 대학교 2학년 때였는데 산재 처리라는 개념 자체를 알지 못했어요. 교육의 문제인 거죠. 회사에 자기 권리를 당당히 주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문화나 접근 자체가 블루칼라 현장일수록 익숙지 않거든요. 맞는 말 하면 바로 잘리기 때문에(웃음). 한국 사회 특유의 위계가 작동하는 지점이죠. 위계 문제와 교육 문제가 가장 큰 두 가지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청년담론에서 지방 청년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가장자리로 밀려나 있는 것 같습니다. 청년담론에서 정치권이나 소위 ‘먹물’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 가끔 나오는 청년 정책들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 사람들 정말 아무 생각이 없구나.' 일단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을 구분해야 하는데 우리가 모두 대기업에 들어갈 수는 없잖아요. 저는 그걸 구현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진짜 필요한 건 현실적인 타협점을 제시하는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기준은 현실적으로 하루 8시간 노동으로 월 250만 원 정도 가져가는 겁니다. 지방에서 그 정도면 충분히 ‘워라밸’이 가능할 것 같거든요. 이것조차 안 되는 현실에, 주4일제는 도대체 무슨 얘기란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 한 인터뷰에서 “먹물과 쇳밥을 잇는 글쟁이가 되고 싶다”고 했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 제가 경험한 건 이제 다 털었으니까, 앞으로는 다른 이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싶어요. 지금의 노동 현장 중계는 좀 피상적인 느낌이에요. 노동 전문기자라고 해도 결국 본인이 체험한 게 아니니까 다양한 맥락을 적확하게 풀어서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잖아요. 제가 노동 현장의 공기를 그래도 조금 더 잘 아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약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쇳물’들의 말을 ‘먹물’들에게 번역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
|
<월간 참여사회>가 300호 발간을 맞아 독자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어요. 올 가을, 마음을 전하고 싶은 이에게 편지를 적어보세요. 10분을 선정해 <월간 참여사회> 300호(11/1 발행)에 싣고, 편지를 받으실 분에게 책과 함께 '2023 아참! 기억달력'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
|
|
이번주 참견레터 어떻게 보셨어요?
의견을 남겨주세요.
참견레터는 참견으로 성장합니다🤭 |
|
|
참견레터를 만드는 사람들
🐶 쭈쭈 : 기자도 편집자도 아닌데 취재하고 편집하는 <월간 참여사회> 활동가입니다. 🐱 미지 : '플라스틱 쓰지 마라'를 입에 달고 살아 종종 원망을 듣는 냥이 집사입니다. 🌿 매생이 : 시간이 나면 춤을 배웁니다. 가장 최근에 배운 것? 폴댄스(봉춤) |
|
|
참견레터는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을 믿는 참여연대의 대표 뉴스레터입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