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가 준비한 이슈는 #AI HYPE 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AI 기술 발전과 투자를 부르짖는 정치인들과 AI 열풍을 이어가려는 기업들의 목소리로 가득차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AI를 핵무기에 빗대며 마치 다른 나라에 종속되거나 초지능이 도래해 인류가 멸종할 것처럼 불안감과 공포감을 자극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고요. 풍문 속의 미래는 마치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AI에 대한 뜨거운 관심, 즉 ‘AI HYPE’가 실제 AI가 어떤 사회·경제·기술·문화·정치적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파악하는 데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AI HYPE를 걷어내야 다가올 진짜 미래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참여사회에서는 AI HYPE를 파헤쳤습니다.
A. AI가 끼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지적했고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AI를 고도화하는 데 사람들의 개인정보부터 예술가·창작자의 작품까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데, 당사자들은 알지도 못한다. 더욱이 결과물은 기업의 수익으로만 이어진다. 그 외에도 AI가 노동을 대체하는 문제, AI로 새로 생기는 플랫폼 노동, AI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로 인해 발생하는 수자원 고갈, 환경파괴 등 기후위기 문제까지 고민해야 한다. AI의 긍정적 활용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물을 시민들의 복지와 행복을 위해 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AI 정책이 필요하다.
AI로 인해 불안정 노동과 실업이 증가하고 차별과 혐오가 퍼집니다.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과잉 소비의 주범이기도 하죠. 이에 더해 AI가 인간관계를 변화시키고 사용자들의 심리·감정 상태까지 휘젓고 있습니다. 어쩌면 AI 진흥의 조급함이 이 모든 문제를 묻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AI 개발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AI의 각종 부작용에 대해서는 ‘불경’하더라도 실컷 떠들어야만 합니다.
신민기 AI 개발자이자 데이터 연구자는 AI 시대에 사회적 약자도 차별받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연구했습니다. 21대 대선 당시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을 맡으며 권 후보의 AI 규제 공약 초안을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2월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 ‘입틀막’ 당하며 끌려 나간 석사 졸업생으로도 잘 알려졌는데요. 여러모로 ‘불경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분쟁은 점점 늘어나고 침략자는 더 뻔뻔해지는데 국제사회에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자꾸 암울해지지는 않나요?
A. 여러 국가를 다루다 보니 여러 나라의 상황을 함께 보잖아요. 한 나라에서 분쟁이 벌어지지만 다른 나라에선 일이 잘 풀리기도 해요. 그런 상황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 것 같아요. 태국의 전진당이 선거에서 승리했을 때는 태국 친구들과 함께 참 행복했고요. 그 뒤 태국의 상황이 안 좋아졌지만, 한국에서는 계엄이 마무리되고 대통령이 탄핵됐어요. 나라마다 변곡점이 있다 보니 때때로 이렇게 회복하는 민주주의를 보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진보적 활동을 하는 친구들을 알게 되거든요.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개혁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듣다 보면 희망이 생기죠.
이한규 회원은 숱한 분쟁의 기록을 모으고 정리해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020년 분쟁 감시 비정부단체인 ACLED(Armed Conflict Location & Event Data,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에서 한국 리서처로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그때 유난히 자주 눈에 띄는 이름이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참여연대’입니다. 다양한 이슈로 다양한 시위가 벌어질 때,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빨리 나선 ‘시위주체자’가 바로 참여연대였습니다. 이 단체는 도대체 뭐 하는 곳일까? 궁금한 마음에 회원으로 가입해 후원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국의 시위를 가장 열심히 분석하는 사람’과 ‘한국에서 시위를 가장 열심히 하는 단체’는 이렇게 사이좋은 친구로 손을 잡았습니다. 이한규 회원을 만나 전 세계의 고통을 들여다보는 그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얽힌 참여연대와의 인연에 대해서 들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