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유튜브혐오장사 #쫓겨난사람들 안녕하세요, 매생이예요.🌿
오후 5시만 넘으면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을 보며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저께 카페에 앉아 다이어리를 펼쳤어요. 12월의 남은 날들을 세어보고, 중요한 약속들을 정리하다 문득 이태원 참사에 대한 생각이 스쳤어요. 그 사건이 아니었다면, 이번 연말에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었을 사람들이 떠올라 먹먹해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월간 참여사회> 12월호 특집은 '이 참사를 응시하라'입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정부에 책임을 묻고, 피해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인지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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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참견레터는요
✔️ 참여사회의 견해 우리는 무사히 삼십 대 생일을 축하할 수 있을까요?
✔️ 인포그래Pick ‘혐오’로 돈 버는 유튜버, 방치하는 유튜브
✔️ 참-터뷰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가난한 도시생활자의 서울 산책》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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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때 태어나 청소년기에 세월호 참사를, 성인이 되어서는 이태원 참사를 겪은 세대'
누군가 지금의 20대를 이렇게 표현했어요. 수학여행을 가던 또래들이 바다에서 스러지는 것을 목격하고, 핼러윈 파티에서 동년배들이 압사한 소식을 들어야 했던 청년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시간을 견디고 있을까요. 산산이 부서진 그 마음들 앞에서 우리는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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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사를 응시하라
우리는 무사히 삼십 대 생일을 축하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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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유진 가까운 미래에 초등학생을 만날 예비교사
안전하신가요? 안녕이란 말 대신, 안전을 묻는 말로 인사를 건넵니다. 저는 아직 학기 중이어서, 하필 대학생에게 가장 바쁜 달이어서 단순하고 반듯한 일상을 ‘강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마음은 버석거리고 머릿속은 복잡한 날들을 보내면서요.
제가 다니는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는 매일 아침 좁은 통로에 사람들이 몰리곤 합니다.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던 지하철인데, 문득 생과 사를 가르는 최전선처럼 느껴집니다. 에스컬레이터를 빽빽하게 채운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그 거리에 얼마나 많은 비명과 황망한 죽음이 있었는지 떠올릴 수밖에 없었어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한 이 참사를 마음이 닿지 않는 곳에 숨긴 채 11월을 맞이할 수 없어서 평소와 달리 반대 노선에 몸을 실었습니다.
…
제 소중한 친구 ‘양’도 그날 그곳에 있었습니다. 참혹한 상황을 지켜본 동료 시민들의 회복을 빌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주 7일을 일하는 양을 떠올리며 너무 지질하게 사는 것 같아서 눈두덩이에 손바닥을 가만히 대고 있었습니다. 눈물을 지문으로 멎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뜬 눈으로 밤새 서빙하고 월 80만 원이란 월세에 젊음을 바치는 양. 일터에서 인수인계를 해줬던 선임 언니가 구급차에 실리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 네 시간 동안 누빈 이태원 거리,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팔 걷고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뱉은 호흡과 어떻게든 질서를 만들려는 외침.
“역에서 직장까지 불과 오 분 거리인데, 개찰구부터 꽉 막혀서 사십 분이 걸렸어.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귀가 터질 듯 계속 울리길래 옥상에서 그 도로를 내려다봤어. 사람들 표정이 다 보였어. 애원하고 혼절한 사람들의 그 표정이. 직원의 손을 잡고 누워 있는 사람들에게 덮인 모포를 걷어내면서 일일이 얼굴을 확인했어. 그날은 정말 모두의 심장 소리가 요동치는 듯했어. 내가 봤던 그곳에선 다들 한 명이라도 구하려고 애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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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참사를 응시하라' 다른 기사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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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당일, 구조 현장을 중계하며 돈을 번 유튜버들이 있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이런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돈이 되면 혐오와 차별도 서슴지 않는 유튜버들은 누구인지,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한지 청년참여연대가 조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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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감시 보고서
‘혐오’로 돈 버는 유튜버, 방치하는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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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슈퍼챗 상위 5개 채널 혐오표현 콘텐츠 모니터링 현황 2022.11.7 기준
자료 청년참여연대 <유튜브 감시 보고서>, 장혜영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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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연주 청년참여연대 활동가
유튜브가 명시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서는 ‘증오심 표현 콘텐츠’를 금지하고 있다. 인종, 성별, 성 정체성, 장애 등 혐오표현에 대한 정의와 규제 방향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혐오표현은 맥락과 뉘앙스를 통해 드러나기 때문에 AI로 식별하기도 어렵다. 결국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인데, 유튜브 서비스를 담당하는 구글코리아는 마케팅과 광고 업무만 할 뿐, 콘텐츠를 모니터링할 부서도 인력도 없는 실정이다.
유튜브 혐오산업이 가능한 이유는 해외 디지털 플랫폼의 혐오 콘텐츠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제의식을 느낀 6명의 청년들은 혐오 콘텐츠 모니터 활동을 기획하고, 〈유튜브 감시 보고서〉를 발표했다. 약 4개월 동안 유튜브 슈퍼챗 상위 5개 채널 3만 3천여 개의 영상 제목과 썸네일을 확인하고, 혐오표현이 드러난 콘텐츠의 내용과 수익 현황을 파악했다. 구글 한국지부인 구글코리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혐오 콘텐츠 규제 현황을 물었다.
청년참여연대가 확인한 혐오 콘텐츠 수익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규제가 없다면, 더 많은 혐오 콘텐츠가 생산될 것이다. 콘텐츠 제작자의 양심이나 유튜브 이용자 개인의 감수성에만 기대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혐오산업이 가능한 ‘판’을 깔고 수익을 창출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에 책임을 묻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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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 장애인, 쪽방 주민, 철거민, 홈리스 등 도시 빈민들과 함께 13년을 싸워온 김윤영 활동가를 만났어요. 그는 인터뷰 날에도 국회 앞 '내놔라, 공공임대' 농성장에 있었습니다. 반빈곤 활동가 김윤영이 길어 올린 서울의 '개발행위'에 밀려 쫓겨난 사람들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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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가난한 도시생활자의 서울 산책》 저자
“저는 그냥 하루치씩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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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수진 참여사회 편집위원
“처음엔 전 세계 방탄소년단(BTS) 팬클럽 아미(ARMY)들에게 서울 다크투어 가이드북을 보급하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쓰다보니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똑같이 서울시민이지만, 밀려나고 쫓겨난 사람들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의 시선을 따라 걸으면 쫓겨난 사람들이 있다. 경의선 숲길에는 2008년 용산구 신계동에서 철거민이 된 강정희가 있고, 아현동을 지날 때면 2018년 강제집행 이후 죽음을 선택한 아현2구역 철거민 박준경이 있다.
지금은 마포더클래시 아파트(1,419세대 거주)가 자리한 옛 아현2구역을 지날 때면 박준경이 느꼈을 고립감이 느껴져 아프다. 박준경은 1981년생이다. 김윤영과 또래다. 2018년, 아현동 골목 끝 단층집에서 어머니와 10년째 살고 있었다. 아현 뉴타운 8개 구역 가운데 아현2구역은 유일하게 재개발이 아닌 재건축 지역이었다. 재건축 지역은 세입자 보상 대책이 의무가 아니어서 이사비도 받지 못한다. 갈 곳 없는 박준경 모자는 버텼고, 2018년 9월 강제 철거 뒤 ‘빈집살이’를 시작했다. 그리고 11월 30일, 박준경 모자는 빈집에서도 쫓겨났다. 박준경은 사흘간 추운 겨울밤을 길에서 보내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죽음을 선택한다는 유서를 남겼다. “어머니에게 임대아파트를 마련해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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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열심히 살았지만, 그 결과도 그저 가난인 구조의 피해자였다. 김윤영이 홈리스 상담 활동을 처음 시작하면서 만난 1958년생 김동선 아저씨가 그랬고, 한때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수출역군’ 섬유 노동자였지만 지금은 서울역 인근 텐트에서 사는 1957년생 정기영 아저씨가 그렇다.
김윤영은 ‘빈곤이 개인의 게으름이나 나태함 때문’이라는 만들어진 신화를 적극적으로 반박한다. 매일 밀려드는 활동가의 일정 사이사이 짬을 내서 책을 끝끝내 써낸 이유이기도 하다.
“빈곤사회연대 활동을 하면서 만난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의 가난이 개인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는 사실을 전달하고 설득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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