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파업으로 얻은 게 있다면?
먼저 전 국민이 안전운임제를 알게 된 것이 큰 성과라 생각한다. 그동안 화물노동자는 난폭운전의 대명사 혹은 도로 위 시한폭탄쯤으로 여겨졌는데 이번 파업으로 화물노동자가 얼마나 열악한 노동에 처했는지, 안전운임제가 왜 필요한지 의제화했다고 평가한다. 그 다음으로 화물노동자들이 자기 노동 현실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냈다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 화물노동자 모두가 장시간 운전에 직면한 상황인가? 노동 환경에 있어 양극화는 없나?
보편적으로 열악하다고 봐야 한다. 사업장 전체 화물노동자가 모두 화물연대 소속이어서 화물연대 현장 장악력이 있는 곳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하루 14시간 이상 일을 해서 월 1,000만 원 매출을 올리면 원가로 700만 원 나가고 300만 원이 순소득인 상황이 기본이다. 얼마 전 현장 증언대회에서는 밥 두 끼 먹으며 15시간씩 일하는데 현장에서 “게으르다”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더라. 그만큼 다 열악하다. 시급으로 따지면 최저임금 수준이다.
= 정부와 경영계는 화물기사를 노동자로 보지 않고 개인사업자, 즉 ‘특수고용노동자’로 보고 있다. ‘화물노동자는 노동자인가 자영업자인가’라는 질문을 어떻게 봐야 하나?
화물노동자가 법적으론 개인사업자고 자영업자이지만 우리가 노동자라는 건 너무 명백하다. 화물노동자가 배차받아 일하고 있고, 언제까지 도착하라고 업무명령 내리는 화주도 있다. 앱으로 배차받는 기사들의 노동조건도 화주들이 규정한다. 예컨대 현대글로비스라는 화주가 있으면 화주와 계약을 맺은 운수사가 있고, 운수사와 계약을 맺은 화물노동자가 있는데 운임 조건과 배차 일정은 다 화주가 결정한다. ‘법률적 지위’가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정부가 마음대로 딱지를 붙이는 건 문제가 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화물연대 파업이 법적으로 불법인 건 맞다. 하지만 교사 노조, 공무원 노조, 비정규직 노조도 모두 불법인 채로 시작했던 게 아닌가. 불법을 거치지 않고 만들어진 노조는 없는데, 불법 투쟁이 만들려는 세상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화물노동자가 온몸으로 화두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 사회가 답할 차례다. 함께 고민해주었으면 좋겠다.